자전거바퀴에 바람넣기(feat. 수리점 사장님)
- 일상의 즐거움
- 2020. 7. 7. 14:26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주입시켜주는 펌프를 샀는데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몰라 처음에 엄청 헤매었습니다.
자전거를 4년 동안 탔었지만 혼자서 바퀴에 바람을 넣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창피하네요.
그동안 자전거를 공주처럼 탔다는 뜻입니다.
GIYO GF-55P.
바람 주입구에 펌프가 딱 안 맞아서 이걸 어떻게 끼워 넣나 자전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한참 고민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더니 바람 넣는 방식에 1. 프레스타 방식과 2. 던롭 방식 등으로 나뉘어있다네요.
제 자전거는 프레스타 방식으로 넣으면 된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펌프 끝부분을 분리해서 바꿔 끼우라는데 아무리 봐도 분리해낼 게 없어 보이는데..무작정 고무 부분을 잡아 뽑았더니 쏙 빠지더군요. 바꿔 끼우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지만 갤럭시 스마트폰을 처음 썼을 때 뒷커버를 몽땅 벗겨야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단 걸 알았을 때의 그 기분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주입구에 펌프를 넣어보고 끼워보고 돌려보고 풀어보고 하면서이틀 만에 자전거 바퀴에 바람 넣기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이렇게나 고생했는데 또 까먹으면 안 되니까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제 사용법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레버까지 위로 세워줘야 꽉 잠깁니다. 한쪽은 주입구가 휘어서 자전거 수리점에 가져가니 수리점 사장님이 공짜로 고쳐주셔서 바퀴 바람 잘 넣고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하하.
가끔 펌프질을 할 때 공기가 타이어에 잘 들어가지 않아 펌핑이 잘 안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타이어에 바람을 살짝 빼주면 아주 잘 들어갑니다. 꿀팁이지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자전거 뒷바퀴와 튜브를 교체한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또 뒷바퀴 바람이 심상치 않게 빠져있었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구멍을 낸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매일매일 탄 것도 아닌데 자연적으로 타이어가 천 쪼가리처럼 흐믈흐믈해질 리가 없잖아요. 기분이 매우 안 좋았습니다. 옆집 꼬맹이 짓일까. 아니면 지난번 라이딩 때 뾰족한 무언가를 밟은 것일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평소 자주 방문하던 바이크 샵에 가서 사장님한테 '누가 의도적으로 구멍을 낸 것 같다!'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남 탓하면 안 된다고 하시더니 그 자리에서 뚝딱 고쳐주셨습니다.
튜브에 구멍 난 위치를 보니 바람 없는 상태에서 탔을 때에 생기는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정말 남 탓이 아니란 걸 금세 알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은 바이크 샵을 운영하며 겪었던 진상 손님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서 남 탓을 하는 건 다 자기 성질을 못 이겨서 그런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자전거 바퀴에 바람 넣으면 1년은 가는 줄 안다며.. 자전거를 탈 때마다 바퀴 상태를 체크하냐 물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거의 체크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자전거 타기 전에 자전거 상태를 한번 점검하고 관심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전거 샵 사장님은 내년에 연세가 70세가 되시는데 왕년엔 사이클 선수셨다고 합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은 40-50대 정도밖에 안보입니다. 우리 아빠보다 외모가 더 젋어보이시는 데 멘털도 젊으신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할머니들 사이에 인기가 많으실 듯하네요.
근처의 자전거 샵에서 자전거 수리기술을 젊은 사람에게 한 달에 50만 원씩 지불하시며 기술을 배우시고, 근처의 대형 마트 안의 자전거 매장에서도 직원으로 근무하시며 기술을 익히셨다고 합니다.
가끔 60대 애들(?)이 사장님을 자기들보다 어린 줄 알고 무례하게 대하기도 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젊은 마인드의 사장님답게 그래도 손님이라며 상황을 서로 곤란하지 않게 잘 넘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 튜브를 교체하는 동안 사장님은 사장님 이야기를 열심히 해주시고, 자전거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늘 샵에 방문할 때마다 그랬지만, 그 연세에 자식이나 손주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신나게 자랑을 하실 만도 한데 늘 본인 이야기에 여념이 없는 걸 보면서 정말 멋진 할아버지, 아니 아저씨라며 그 자전거 샵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평생 단골 해야겠습니다.
자전거 뒷바퀴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달리니까 붕붕 모터를 단것 마냥 날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 기분에 아라뱃길 김포 선착장까지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눈물이 났지만 그만큼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엄마랑 아빠랑 강아지랑 아라뱃길에서 오랜만에 자전거 라이딩도 했습니다.
집에서 아라뱃길까지 가는 길은 인도가 아주 비좁고 울퉁불퉁하고 언덕이라서 자전거를 타고 아라뱃길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아빠차에 우리 자전거를 싣고 아라뱃길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갔습니다.
아라뱃길의 인공폭포는 자전거타고 오며 가며 많이 보았지만 폭포 위로 올라 가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인공폭포의 소나무가 진짜가 아닌 가짜 라는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 슬펐습니다. 엉엉.
그리고 인공폭포 위쪽으로 투명바닥 전망대가 있는데 바닥이 투명해서 발밑으로 내려다 보이는것이 참 무서웠습니다. 너무 노골적으로 밑이 내려다보이니까 다리가 후덜덜 떨렸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렇지않게 걸어다니는걸보고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했지요.
팔당역의 투명다리는 투명한 바닥부분의 면적이 좁은 편이어서 약간 시시하기도 하고 조금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아라뱃길의 원형 투명다리는 인공폭포 만큼이나 스케일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강아지랑 소풍와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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