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여행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고양이들

페루 리마 

페루 리마 케네디파크에서. 고양이밭의 나.

남미 배낭여행중 가장 많은 고양이를 본 곳은 페루 리마에서 였다. 리마의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케네디 공원.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종로나 광화문광장쯤 되는곳에 고양이들의 아지트가 있다. 이렇게 많은 냥이들을 한눈에 담아본 게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고양이섬 아이노시마와 같이 고양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곳이었다. 나무에 대여섯마리, 벤치에 두세마리, 우측 잔디에 대여섯마리와 길에 서너마리.. 저 멀리 또 한무대기의 고양이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케네디 파크는 마치 고양이 동물원 같았다.

 

 케네디파크 입구
나무위 고양이들과 벤치의 노인
 내 무릎에 뛰어오른 치즈냥

 

케네디파크 입구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잡은 순간 치즈냥이가 내 무릎위로 뛰어올라왔다. 이 무릎냥 길고양이는 내 무릎 위에서 아주 편안하게 자세를 잡고는 오랫동안 내려가지 않았다. 이곳 주민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나보다.

 

 

자원봉사자와 공원의 고양이들
자원봉사자와 공원의 고양이들

이 아주머니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계셨는데 공원의 공식적인 관리인은 아닌것 같고 자원봉사자가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밥그릇에 밥을 부어주고 냥이들의 몸상태를 점검하고 계셨다. GVDF (Grupo Voluntario de Defensa Felina) 라는 케네디 고양이 파크의 자원봉사단체가 있는데 하루 최소 12kg씩 밥을 주고 아픈냥이들을 살피는데 2시간반정도가 소요된단다. 냥이들을 정신없이 보느라 세보진 못했지만 통계상 150마리정도가 지내고 있다고 한다.

1990년 2마리의 고양이에서 지금은 150여마리로 늘었다고 한다. 주 4마리씩 중성화수술을 진행하고 학대로부터 보호하고 냥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리마 남쪽지방 사람들은 연말 축제때 고양이를 먹는 관습이 있어 그것으로부터 고양이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우리나라에도 관절염에 좋다며 검증도 안된 비위생적인곳에서 만든 나비탕을 먹는 사람들도 있지.

 

 공원을 즐기는 사람들과 고양이들.
공원을 즐기는 사람들과 고양이들.

공원을 즐기는 사람들과 고양이들. 우리나라와 같은 인간중심주의사회에서는 절대 볼수 없는 귀한 풍경이었다. 간식을 나눠먹고 같이 눕고 같이 노는 모습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아무도 냥이를 무서워하지 않았고 냥이들도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강릉에 반려견과 함께 할수 있는 해변이 있었다. 지역카페에서 이 해변에 개 똥이 떠다닐까봐 더러워서 못가겠다는 글을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도 그 글을 읽고 개똥이 한 백개쯤 물에 떠다니는걸 상상하고 말았다. 사람들도 바다에서 쉬싸고 바다새들도 똥싸고 비오면 산성비 다맞는 바닷가다. 바닷가가 제한된 구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좁은 공간도 아니고, 모두에게 노출될수 밖에 없는 곳이 바닷가인데 반려동물의 출입을 제한하네 어쩌네 하는것부터가 참 이상하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을 이해할수 있는건 우리나라가 인구밀집도는 최고수준 아닌가. 좁은 땅덩이에서 부대끼고 살다보니 먼 이웃이나 동물들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는거다.

 

 

밤이되면 플리마켓이 열리는데 마켓에서도 역시 냥이들도 함께다

밤이되면 공원내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는데 마켓에서도 역시 냥이들도 함께다. 가판밑에 자리잡고 누워 사람들의 소음을 베게삼아 잠을 자고 있다. 그런고양이들을 보고 놀라거나 귀찮게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리마에 머물면서 거의 매일 케네디파크에 들렀다. 한국에서는 절대 볼수 없는 고양이무리들을 보기위해.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의 멋진 벽화

코스타리카는 국토 면적의 1/3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물학적 다양성과 화려한 동식물상을 가진 멋진 나라다. 그 때문인지 자연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꾀하는편인데 대표적인 예로 동물원이나 굴뚝공장이 없다.

개인적으로 아마존에 있을때보다 더 많고 다양한 야생동물을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숙소에서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니는 고양이.
 첨보는 우리한테 밥 달라고 사인을 보내~ 시그널 보내~ 는 중.

 

산호세의 숙소에서 이 고양이를 만났을때는 우리집 냥이들을 못 본지 두달 쯤 됐을때였다. 이 놈의 엄청나게 긴 발톱을 보고 더 마음이 쓰였던. 나만 따르는 우리 냥이들을 내가 없을 1년동안 누가 돌볼 수 있을것인가.. 역시 우리엄마뿐이다. 엄마는 우리고양이랑 7년이나 같이 살았지만 안면 튼 사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밥주고 화장실청소하는것이 엄마에게 난이도1 이라면 빗질하기는 난이도5, 발톱깍기와 양치질은 난이도 999쯤 되지않을까. 그래서 내가 없는 동안 빗질을 재대로 못받아서 털이 떡지고 기름져서 뭉친털들을 모두 가위로 잘라내야만 했다. 발톱은 갈고리처럼 구부러져있었고 이빨에 치석도 아주 많이 낀 상태였다.ㅜ

 

 호스텔의 또다른 동물식구

이 호스텔엔 개도 있다.. 우리 남편은 대형견이 무섭다. 그치만 개가 친숙한 사람들은 다 안다. 오히려 쬐끄만 개보다 큰 개들이 더 순하다는 사실을..!

 

 

입에 먼가를 물고 우리쪽으로 온다.. 우리남편은 무섭다.. 우리랑 놀고 싶개. 고영희보다 더 순하고 얌전한 순딩이. 아직 어려서 강아지처럼 뛰다닌다는게 함정이다.. 허허

 

 까우이따(cahuita)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까우이따(cahuita)에서 먹은 화려한 조식

카리브해안의 작은 해변마을 까우이따(cahuita)에 묵었을때 숙소에서 만난 이 고양이는 한쪽 눈이 없다. 그래서인지 다른 한쪽 눈이 정말 크고 보석처럼 까맣게 반짝였다. 내 멀쩡한 두눈은 이렇게 쾡한데..; 함몰 된 곳이 짓물러 있어 많이 아파보였다. 그래서인지 숙소의 다른 고양이를 자주 괴롭히고 있었다. 나도 요즘 남편을 많이 괴롭히고 있다. 바뀐 환경에서 직장다니고 살림하려니 좀 깝깝할때도 있고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한다..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몬테베르데(Monteverde)cabinas el pueblo에서 만난 매력덩어리. 얘는 우리가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을때 리셉션을 지키고 있던 고양이다. 사람은 없고 각종투어포스터와 서류종이들이 이곳저곳 붙어있는 리셉션 데스크에 팔자좋게 누워 우리를 맞이한 건방짐이. 늘 리셉션을 지키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데스크에 사람이 없을때는 늘 저렇게 주인인냥 데스크에 자리를 잡고있었다. 이 고양이가 체크인을 도와줬다고..쿨럭  

 

리셉션 고양이가 매력을 뽐내고있다.
코스타리카 전통방식으로 내리는 드립커피

집사를 키우고있다고 과시하는 듯한 빨간 목줄의 리셉션 고양이. 집사부부가 커피농장을 운영하고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커피농장투어를 할 수 있었다. 책상이든 벤치든 어디든 자리만 있으면 벌렁 누워있길 좋아하는 귀여운 고양이.

 

 우비타(Uvita)의 고래꼬리해변

우비타(Uvita)는 고래꼬리해변으로 유명하다. 물이 빠지는 간조때에만 볼수 있는 모습. 모래사장에서 시작해 꼬리의 가운데 끝부분까지 일직선 거리가 700~800m 정도 된다. 짧지않은 거리.

 

 

숙소 정원을 내려다보는 고양이
 숙소 정원을 내려다보는 고양이
투칸도 놀러와 잠시 쉬다가는 숙소.

우비타의 숙소또한 정원 뷰가 장난아니었다.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멋졌던 손에 꼽는 숙소. 대청마루같은 2층 테라스에서 요가수업도 진행한다. 폭포까지 걸어서 5분거리의 오지의 숙소 ㅋㅋ 덕분에 낮에는 투칸 보고 저녁에는 원숭이 울음소리 듣고 진귀한 경험했다. 

 

 냄새나는 발 치워라 닝겐!
한두번 마셔본 솜씨가 아닌 듯

코스타리카 우비타(Uvita) 최고의 숙소에 사는 두마리의 냥이들. 집 전체가 숲에 둘러 쌓여있는 친환경 힐링숙소의 느낌을 주는 곳이었는데 숲속에 위치했기 때문에 2층의 대청마루에서 최고의 뷰를 볼수 있었다. 1박에 38불짜리 프라이빗 룸에서 이정도의 시설을 이용할수 있다는 건 정말 대박 횡재인것 같다. 여기 사는 고양이들이 정말 부러웠는데 애들이 한껏 느긋하고 발랄할것 같았지만 두마리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고 성격도 까다로웠다. 주인도 좀 깐깐해 보였는데..주인을 닮았나보다 ㅋㅋ

 

미국인들의 여름휴양지 타마린도(Tamarindo)의 고급 숙소. 우비타와는 다르게 현대식(혹은 미국스톼일 ㅋ)의 숙소가 많았는데 수영장이 딸린 고급저택과 같은 이 숙소의 비용은 1박 $42. 화장실2개+주방+공동 풀장이 있던 가성비갑인 이 숙소에 머물때도 가난했던 우리는 현금할인을 요청했었다. 아주 정중하게. 그러나 까였던 기억이.. ㅎㅎ  

 

아무리 고양이를 싫어한대도 새끼와 엄마냥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다면 미워할수가 없겠지. 매력 철철 카오스 엄마고양이와 새끼고양이가 숙소의 정원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중심도 못잡고 몸을 양옆으로 흔들흔들 거리며 걷는 어린 고양이모습이 너무 귀엽고 아무거나 물고 잡고 쫒아가는 모습도 너무 귀엽다. 엄마랑 장난치는 새끼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둘이 노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봤다.

밤에는 엄마냥이가 크게 울어댄적이 있었는데 주위에 원숭이들이 많아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코스타리카는 어디서든 원숭이의 하울링을 들을 수 있다.

 

남미의 냥이들은 자유롭다. 아니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은 고양이친화적이다. 감자포대를 매트리스 삼아 단잠에 빠진 냥이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숯을 파는 상점에 사는 냥이들이라 그런지 꽤죄죄해보인다. 어디서든 몸을 누일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대서나 낮잠자는 고영씨들.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 채석장 라노라라쿠(rano raraku)

이스터섬(Isla de pascua)은 칠레 본토에서 비행기로 약 5시간을 가야 닿을 수 있는 이스터섬. 총 887개의 모아이가 있는 미스테리의 섬. 가장 큰 모아이의 크기는 9.8M 무게 74톤이다. 누워있는 모아이중 가장 큰 것은 20M가 넘는것도 있다. 빨간 모자를 쓴 모아이도 있고, 제작시기에 따라 모아이의 얼굴이 조금씩 다르다. 신기한 건 같은시기에 제작된 모아이들은 한사람이 제작한 듯 모두 똑같은 얼굴로 조각된 것이 볼수록 신기했다.

미스테리 투성이였던 이 섬의 신비를 잊지않고자 일주일을 머물며 이스터섬을 3바퀴를 돌았다. ㅎ

 

이스터섬 숙소의 고양이

오래된 소파에 자리잡은 숙소고양이. 마당의 닭,병아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넘나게 인상적이었다.ㅎ

 

고양이와 사이좋은 닭과 병아리들

우리 숙소의 고양이 2마리. 집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어린 냥이들. 뒷마당엔 닭과 병아리들이 있었는데 서로 자기 구역에서 잘 지내는 것 같았다. 냥이가 앉으면 냥이들소파. 우리가 앉으면 손님용소파. 다 같이 앉으면 다용도소파. 남미에는 사람용 동물용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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